안녕하세요, 카카오클라우드입니다. 최근 LLM의 발전과 함께 임베딩(Embedding)이라는 용어를 자주 접하게 됩니다. 임베딩은 텍스트, 이미지 등의 데이터를 벡터 공간에 표현하는 기술로 LLM의 성능과 활용에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오늘은 임베딩의 기본 개념부터 응용 사례까지 알아보겠습니다.
1. 임베딩의 기본 개념과 발전 과정
임베딩은 복잡한 데이터를 컴퓨터가 이해할 수 있는 숫자의 나열(벡터)로 변환하는 기술입니다. 우리 인간은 "강아지"라는 단어를 보면 귀엽고, 털이 있고, 짖는 동물이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이해합니다. 하지만 컴퓨터는 이런 직관적인 이해가 불가능합니다. 대신 "강아지"라는 개념을 [-0.123, 0.456, 0.789, ...]와 같은 일련의 숫자들로 표현하는데 이것이 바로 임베딩입니다.
이러한 숫자 표현의 특별한 점은 비슷한 의미를 가진 단어들은 비슷한 숫자 패턴을 가진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강아지"와 "puppy"는 서로 다른 단어이지만 그 의미가 같기 때문에 매우 비슷한 숫자 패턴을 가집니다. "고양이"라는 단어 역시 "강아지"와 어느 정도 비슷한 패턴을 가지게 되는데 이는 둘 다 반려동물이라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책상"이라는 단어는 반려동물과는 전혀 관계가 없기 때문에 완전히 다른 패턴을 가지게 됩니다.
임베딩 기술은 2013년 Word2Vec이라는 기술의 등장으로 본격적인 발전이 시작되었습니다. 그 이전까지는 각 단어를 단순히 0과 1로만 표현했지만, Word2Vec은 단어의 의미를 고려한 더 풍부한 표현이 가능했습니다. 2018년에는 BERT라는 혁신적인 모델이 등장하면서 문맥을 고려한 임베딩이 가능해졌습니다. 예를 들어 'bank'라는 단어가 'I went to the bank to withdraw money'라는 문장에서는 은행이라는 의미로, 'I sat by the river bank'라는 문장에서는 강둑이라는 의미로 서로 다르게 임베딩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2022년에는 OpenAI의 text-embedding-ada-002와 같은 고성능 모델이 등장하여 더욱 정교한 의미 파악이 가능해졌습니다.
2. 임베딩의 기술적 작동 원리
임베딩은 세 가지 주요한 단계를 거쳐 만들어집니다. 첫 번째는 토큰화(Tokenization)입니다. 이는 긴 텍스트를 작은 단위로 나누는 과정으로, 마치 책을 문장과 단어로 나누는 것과 비슷합니다. 예를 들어 "오늘 날씨가 참 좋네요"라는 문장은 "오늘", "날씨", "가", "참", "좋네요"로 분리됩니다. 영어의 경우 "I love this weather"라는 문장은 "I", "love", "this", "weather"로 분리되는 식입니다.
두 번째 단계는 벡터 변환(Vector Transformation)입니다. 이는 앞서 나눈 각각의 조각을 일련의 숫자들로 변환하는 과정입니다. 마치 각 단어에 대한 DNA 검사를 하는 것과 비슷한데, "날씨"라는 단어는 [-0.123, 0.456, 0.789, ...]와 같은 수백 개의 숫자로 표현됩니다. 이때 숫자의 개수(차원)는 보통 256개, 512개 등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마지막 단계는 문맥화(Contextualization)입니다. 이는 주변 단어들을 고려하여 최종적인 숫자 표현을 만드는 과정입니다. 우리가 대화 상황에 따라 같은 단어라도 다른 의미로 해석하는 것처럼 임베딩도 문맥에 따라 달라집니다. 앞서 예로 든 "bank"의 경우, "I went to the bank"라는 문장에서는 금융 관련 특성이 강한 숫자들로 표현되지만 "by the river bank"라는 문장에서는 지형 관련 특성이 강한 숫자들로 표현됩니다.
3. LLM에서 임베딩의 역할과 중요성
LLM에서 임베딩은 마치 도서관의 도서 분류 시스템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도서관에서는 비슷한 주제의 책들을 가까운 위치에 놓아 관련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게 합니다. 임베딩도 이와 같은 원리로 작동하는데, "강아지", "puppy", "개"와 같이 의미가 비슷한 단어들은 가까운 위치에 배치되고, "고양이"도 반려동물이라는 공통점 때문에 비교적 가까운 위치에 배치됩니다. 반면 "자동차"와 같이 전혀 다른 개념의 단어는 멀리 배치됩니다.
이러한 특성은 LLM이 사용자의 질문을 이해하고 적절한 답변을 생성하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반려동물 입양하고 싶어요"라고 했을 때, LLM은 임베딩 공간에서 가까운 위치에 있는 강아지, 고양이 등 반려동물 관련 정보를 쉽게 찾아 연결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임베딩은 정보 검색을 훨씬 더 똑똑하게 만듭니다. 기존의 검색 방식은 마치 장보기 목록을 들고 정확히 일치하는 상품만 찾는 것과 같았습니다. "강아지 사료"라고 검색하면 정확히 그 단어가 포함된 것만 찾았죠. 하지만 임베딩 기반 검색은 의미가 비슷한 것들도 모두 찾아냅니다. "강아지 사료"를 검색하면 "펫 푸드", "반려견 영양식" 등 의미적으로 관련된 모든 정보를 함께 찾아낼 수 있습니다.
임베딩의 또 다른 중요한 장점은 효율적인 정보 처리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이는 마치 도서관에서 책을 ISBN 번호로 관리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아무리 두꺼운 책이라도 고유한 ISBN 번호 하나로 관리할 수 있듯이, 임베딩도 긴 문장을 일정한 길이의 숫자 목록으로 변환합니다. "오늘 날씨가 참 좋네요"라는 문장이든 "날씨가 좋습니다"라는 문장이든 모두 같은 길이의 숫자 목록으로 변환되므로 컴퓨터가 일관된 방식으로 처리할 수 있습니다.
4. 임베딩의 응용 사례
실생활에서 임베딩은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넷플릭스나 유튜브 같은 콘텐츠 추천 시스템입니다. 이들 시스템에서는 모든 콘텐츠의 특성을 임베딩으로 변환합니다. 예를 들어 "어벤져스"라는 영화는 액션성이 높고, SF적 요소가 강하며, 코미디 요소도 적절히 있다는 특성이 숫자로 표현됩니다. "아이언맨"이라는 영화도 비슷한 특성을 가지므로 비슷한 숫자 패턴을 가지게 됩니다. 여기에 사용자의 시청 기록, 좋아요 표시, 시청 시간 등도 모두 임베딩으로 변환됩니다. 그래서 사용자가 "어벤져스"를 시청하면, 시스템은 임베딩 공간에서 가까운 위치에 있는 "아이언맨", "토르", "캡틴 아메리카" 등을 자동으로 추천할 수 있습니다.
현대의 검색 엔진에서도 임베딩이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과거의 검색 엔진은 "머리 아파요"라는 검색어에 대해 정확히 그 단어들이 포함된 글만 찾았습니다. 하지만 임베딩 기반 검색에서는 "두통이 있습니다", "편두통 증상" 등 의미적으로 관련된 모든 표현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이는 특히 의료 정보 검색에서 매우 유용한데 전문 의학 용어와 일반인들이 사용하는 표현을 자동으로 연결해주기 때문입니다.
금융 분야에서는 이상 거래를 탐지하는 데 임베딩이 활용됩니다. 예를 들어 한 사용자가 매달 1일에 100만원을 이체하는 것은 규칙적이고 일정한 패턴을 가진 임베딩으로 표현됩니다. 주말마다 카페에서 1만원 정도를 사용하는 것도 일정한 패턴의 임베딩이 됩니다. 그런데 갑자기 해외에서 100만원이 결제되거나 심야 시간대에 반복적인 결제가 발생하면 이는 기존 패턴과 매우 다른 임베딩이 되어 시스템이 이를 감지하고 경고를 보낼 수 있습니다.
5. 임베딩의 한계와 주의사항
기술의 발전으로 임베딩은 점점 더 강력해지고 있지만 여전히 몇 가지 중요한 한계와 주의해야 할 점들이 있습니다. 이를 건축 도면을 통해 설명해보겠습니다. 도면을 2차원 평면도로 보면 방의 배치와 크기를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3차원 입체도는 조금 더 복잡하지만 여전히 이해할 만합니다. 하지만 4차원 이상의 공간은 우리 인간이 상상하기 어렵죠. 임베딩도 이와 비슷한 '차원의 저주'라는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임베딩에서 차원이란 각 데이터를 표현하는 숫자의 개수를 의미합니다. 차원이 적으면 마치 흑백 사진처럼 정보가 부족해 세밀한 차이를 표현하기 어렵습니다. 반면 차원이 많으면 컬러 사진처럼 풍부한 정보를 담을 수 있지만 이를 처리하는 데 훨씬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듭니다. 예를 들어 10차원의 임베딩은 계산이 빠르고 저장 공간도 적게 들지만 복잡한 의미를 제대로 표현하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1024차원의 임베딩은 아주 미세한 의미 차이까지 표현할 수 있지만 이를 처리하는 데 큰 컴퓨팅 파워가 필요합니다.
두 번째 문제는 임베딩의 문맥 제한입니다. 이는 마치 한국어로 쓴 여행 가이드북으로 프랑스를 설명하려는 것과 비슷합니다. 일상적인 대화를 위해 만들어진 임베딩 모델로 전문적인 의료 텍스트를 처리하려 하면 한계가 명확해집니다. "소화가 안 됨"과 같은 일상적인 표현은 잘 이해하지만 "위식도역류질환"과 같은 전문 용어는 제대로 처리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특정 분야에 특화된 임베딩 모델을 별도로 학습시켜야 합니다.
세 번째는 시간이 지남에 따른 업데이트 필요성입니다. 이는 사전이나 백과사전의 개정판이 필요한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새로운 단어가 계속 생겨나고 기존 단어의 의미도 변화합니다. 예를 들어 '코로나'라는 단어는 2020년 이전에 학습된 모델에서는 주로 맥주 브랜드로 인식되었지만 이후에는 전염병의 의미가 더 강해졌습니다. '웹'이라는 단어도 과거에는 거미줄을 의미했지만 이제는 인터넷을 의미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따라서 임베딩 모델도 주기적인 업데이트나 재학습이 필요합니다.
지금까지 임베딩의 개념부터 실제 활용 그리고 주의사항까지 살펴보았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데이터를 숫자로 변환하는 기술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현대 AI 시스템의 핵심 구성 요소이자 LLM의 성능을 좌우하는 중요한 기술로 자리잡았습니다. 앞으로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임베딩의 활용 범위는 더욱 넓어질 것이며 우리의 일상 생활 속에서도 더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입니다. 더 정교한 임베딩 기술의 발전은 AI가 인간의 언어와 행동을 더 깊이 이해하고, 더 자연스럽게 상호작용하는 미래를 앞당기는 동력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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