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카카오클라우드입니다.
"컴퓨터에게 생각하는 법을 가르칠 수 있을까?" 1950년대, 한 무리의 과학자들이 이 도전적인 질문을 던졌습니다. 당시로서는 SF 영화에나 나올 법한 이 상상은 70여 년이 지난 지금 ChatGPT라는 이름으로 우리의 일상이 된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인공지능은 어떻게 이토록 발전할 수 있었을까요?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오늘부터 4회에 걸쳐 AI 발전의 역사를 되짚어보고자 합니다. 첫 회에서는 인류가 최초로 '생각하는 기계'를 만들고자 했던 1950년대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규칙 기반 AI(Rule Based AI)의 시대를 살펴보겠습니다.
1. 인공지능의 태동
1950년, 앨런 튜링이 "기계가 생각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AI 연구의 시대가 열렸습니다. 1956년 다트머스 회의에서는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이라는 용어가 공식적으로 탄생했고, 이를 계기로 본격적인 AI 연구가 시작되었습니다.
초기 AI 연구자들은 인간의 지능을 "주변 환경이나 사건에서 상황을 파악하고 문제해결에 적합한 대응을 할 수 있는 판단 능력"으로 정의했습니다. 이들은 이러한 능력을 컴퓨터로 구현하기 위해 기호학적 접근법을 채택했습니다. 즉, 인간의 지식과 추론 과정을 명확한 규칙과 기호로 표현하고자 했던 것입니다.
2. 전문가 시스템의 발전과 성공
1970년대부터 1980년대 중반까지는 전문가 시스템(Expert Systems)이 AI의 주류를 이루었습니다. 전문가 시스템은 특정 분야의 전문가 지식을 'IF-THEN' 형태의 규칙으로 체계화한 프로그램입니다.
MYCIN은 의료 분야에서 가장 성공적인 전문가 시스템이었습니다. 약 450개의 규칙을 기반으로 감염성 질환을 진단하고 항생제 처방을 추천했는데, 그 정확도는 당시 일반 의사들의 평균적인 진단 정확도를 웃돌았습니다. MYCIN은 각 규칙에 확신도 계수를 부여하는 '불확실성 추론' 방식을 도입했는데, 이는 이후 AI 시스템들의 중요한 모델이 되었습니다.
기업 현장에서는 DEC사의 XCON이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XCON은 컴퓨터 시스템 구성을 자동화하여 연간 4천만 달러의 비용 절감을 달성했습니다. 이는 AI의 실질적인 비즈니스 가치를 입증한 대표적 사례였습니다.
3. 자연어 처리의 첫 시도
1966년에 개발된 ELIZA는 최초의 챗봇 프로그램으로 심리상담사를 모방하여 사용자와 대화했습니다. 단순한 패턴 매칭과 키워드 기반 응답만으로도 놀라울 정도로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했습니다. 비록 실제 '이해'는 없었지만 ELIZA는 자연어 처리의 가능성을 보여준 획기적인 사례였습니다.
4. 규칙 기반 AI의 한계와 AI 겨울의 도래
1980년대 후반이 되면서 규칙 기반 AI의 근본적인 한계가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주요 한계점들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1) 지식 획득의 병목 현상
전문가의 지식을 규칙으로 추출하는 과정이 매우 복잡하고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습니다. 또한 암묵적 지식(예: 자전거 타는 법)은 규칙으로 표현하기 거의 불가능했습니다.
2) 유연성 부족
규칙이 바뀌면 전체 시스템을 수정해야 했고, 예외적인 상황에 대처하기 어려웠습니다. 수천 개의 규칙이 서로 얽혀있어 작은 변경도 예기치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었습니다.
3) 확장성의 한계
특정 분야에서 성공한 시스템을 다른 분야에 적용하기 어려웠습니다. 모든 분야마다 처음부터 새로운 규칙을 만들어야 했습니다.
이러한 한계들로 인해 AI에 대한 투자와 관심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제1차 AI 겨울'이 찾아왔습니다.
5. 현재 AI 발전에 주는 시사점
규칙 기반 AI의 시대는 오늘날 AI 발전에 중요한 교훈을 남겼습니다.
1) 설명 가능성의 가치
규칙 기반 시스템의 가장 큰 장점은 의사결정 과정이 투명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현대의 딥러닝 모델들이 여전히 해결하지 못한 '블랙박스' 문제에 대한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2) 도메인 특화의 중요성
범용 AI를 목표로 하기보다 특정 분야에 집중했을 때 더 실용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3) 하이브리드 접근의 필요성
규칙만으로는 인간의 지능을 완벽하게 모사할 수 없다는 깨달음은, 이후 규칙과 학습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접근법 발전의 토대가 되었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1990년대 이후 등장한 데이터 기반 AI의 발전 과정을 살펴보겠습니다. 규칙이 아닌 데이터로부터 학습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어떻게 AI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는지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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