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카카오클라우드입니다. ChatGPT와 같은 생성형 AI의 놀라운 발전에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AI가 우리의 일상과 경제를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라 예측하고 있죠. 하지만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이자 저명한 칼럼니스트인 Paul Krugman은 역사적 관점에서 이러한 전망을 재해석합니다. 새로운 기술이 실제 경제적 변화로 이어지기까지는 예상보다 긴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크루그먼의 통찰력 있는 분석을 여기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1. 기술 혁신과 경제적 효과의 시차
역사적으로 볼 때 혁신적인 기술이 실제 경제적 성과로 이어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렸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컴퓨터 혁명입니다. 1971년 인텔이 마이크로프로세서를 도입했고, 인텔의 공동 창업자 고든 무어가 예측한 '무어의 법칙'(반도체 집적도가 2년마다 2배씩 증가한다는 법칙)은 50년 동안 놀라울 정도로 정확히 들어맞았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컴퓨팅 파워의 기하급수적 증가가 실제 경제적 성과로 이어지기까지는 매우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노동 생산성 통계를 보면 마이크로프로세서 도입 이후 20년이 넘도록 오히려 생산성 증가율이 둔화되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실제로 컴퓨터 혁명의 경제적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에 이르러서였습니다.
2. 전기 시대로부터의 교훈
이러한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 크루그먼은 경제사학자 Paul David의 연구 "The Dynamo and the Computer"를 인용합니다. 전기 모터가 산업 현장에 도입된 것은 1890년대였지만, 이 기술이 실제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기까지는 30년 가까운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그 이유는 단순히 기술을 도입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전기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는 공장 구조 자체를 완전히 재설계해야 했습니다. 증기 기관 시대의 공장은 지하실의 증기 기관에서 발생하는 동력을 기어와 풀리 시스템을 통해 전달해야 했기 때문에 좁고 높은 다층 구조였습니다. 하지만 각 기계가 개별 전기 모터로 작동하는 시스템에서는 넓은 단층 구조가 더 효율적이었고, 이는 결과적으로 조립 라인 생산 방식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3. IT 혁명의 특징과 한계
1990년대에 마침내 시작된 IT 기반 생산성 향상도 주목할 만한 특징이 있습니다. 먼저 그 지속 기간이 비교적 짧았습니다. 약 10년 정도에 그쳤죠. 또한 생산성 향상의 폭도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장기 호황기와 비교해 특별히 크지 않았습니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194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이어진 장기 호황이 특별히 혁신적인 신기술 없이도 이루어졌다는 것입니다. 경영학의 대가 피터 드러커는 이 시기를 '불연속성의 시대'라고 불렀지만, 실제로는 내연기관과 같은 기존 기술의 점진적 발전과 확산이 경제 성장을 이끌었습니다.
4. AI 시대에 대한 현실적 전망
이러한 역사적 경험은 현재의 AI 혁명을 바라보는 데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ChatGPT로 대표되는 현재의 AI 기술이 실질적인 경제적 성과로 이어지는 것은 2030년대의 일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이는 현재의 AI 기술이 중요하지 않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오히려 장기적 관점에서 경제 성장의 전망을 더 밝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영향이 즉각적으로 나타나기보다는 사회가 이 기술을 충분히 이해하고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5. 정책적 시사점
이러한 이해는 현재의 정책 결정에도 중요한 함의를 갖습니다. 특히 장기 재정 전망과 관련하여 AI로 인한 급격한 경제 성장을 예측하면서 동시에 메디케어나 사회보장제도의 대폭적인 삭감을 주장하는 것은 논리적 모순이라고 크루그먼은 지적합니다. AI가 세수 증대로 이어질 것이라면 복지 제도의 축소를 주장할 근거가 약해지기 때문입니다.
결론적으로 AI는 분명 우리 경제를 크게 변화시킬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변화는 기술의 발전 속도만큼 빠르게 나타나지는 않을 것입니다. 전기의 사례나 컴퓨터 혁명의 경험이 보여주듯 새로운 기술이 진정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사회적 적응 과정이 필요합니다. AI 시대를 준비하면서 이러한 역사적 교훈을 참고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출처: The New York Times "A.I. May Change Everything, but Probably Not Too Quickly" - Paul Krug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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